자격증이 있으면 도대체 무엇에 쓸모가 있을까? - AICPA자격증, USCPA자격증은 정말 쓸모가 있는가?
(이번 포스팅은 편한 말투로 하겠습니다.)
1. 로스쿨 제도가 시작되었을 때
내가 대학생일 때에 로스쿨 제도가 처음 생겼다. 사법고시가 조만간 없어진다는 발표와 함께 대학교에 있었던 법대는 문을 닫고 로스쿨이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새로 달았다. 물론 법대 학생들은 아직도 학교 수업도 듣고 공부도하고 있었지만 후배는 더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내년 또는 내후년부터 로스쿨 학생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어차피 내가 속한 과는 아니기 때문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때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실력도 없고 능력도 없어. 어차피 사시 출신 변호사만 고용할거야." "로스쿨로 변호사 시험 붙어도 변호사 일 제대로 못해." "고객들은 사시 출신 변호사만 쓸꺼야."
하지만 로스쿨 제도가 정착된지 어느던 10년이 더 넘어갔고 이 제도는 어찌되었건 정착되었다. 위에 있었던 말들은 다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내 친구들 중에 사법고시 출신도 있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도 있다. 사법고시 출신이라고해서 유명한 로펌에서만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라고해서 밥벌이 못하고 개인사무소 또는 사내변호사에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를 인생길에 만나는가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출신에 따라 인생길이 급격히 바뀌는 것 같지 않았다.
2. 직장생활을 했을 때 비로소 보이게 된 것들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작점이 다른 것을 느낀적이 몇번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자격증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나와 다른 시작점에 섰던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사법고시, 행정고시를 굳이 할 생각이 없었고 주변에 CPA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을 따라 공부할 생각도 없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는데 부서배치를 받는 날이 되었다. 그런데 나보다 학벌도 좋지 못한 학생이 누구나 선망하는 부서로 발령 받는 것을 보았다. 그 때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쟤는 왜 저 부서로 갔지? 왜 저형은 저 부서로 갔지?'
부서 발령 후에 알게 된 것은 그 동기들은 금융관련 자격증 갖고 있었다. KICPA있었고 AICPA 즉 USCPA도 있었다. KICPA를 갖고 있었던 동기는 회계법인에서 3년 정도 있다가 이곳으로 이직을 했었다. 그렇지만 AICPA는 경력이 있는 친구들은 아니었고 다들 시험에 합격하고 첫 직장으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었다. 그런데 시작을 하는데 다른 동기들보다 좀 더 좋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나도 노력을 하거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원하는 부서로 부서 발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정말 열심히 일을 했다. 지금은 근로기준법위반이지만 내 기억에 1년 중 집에 8시 전에 들어갔던 적은 손을 꼽았던 것 같다. 항상 밤10시30분 또는 밤11시에 퇴근했었다.
열심히 일을 하니 부서 어르신들도 주변 동료도 좋아했었다. 그런데 한가지 놓친 것은 이런 어르신 또는 선배들이 다시 이 부서를 올 때, 나를 또 부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좋은 평판을 쌓은 것은 긍정적이었지만 그것이 내 커리어에 딱히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그런데 회사에 좀 뒤숭숭한 소문이 생기거나 본인이 생각하는 커리어 방향으로 보직 발령이 받지 못한 경우, 대부분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AICPA를 들고 있건, KICPA를 들고 있건 어찌되었건 공인 자격증을 들고 있는 사람은 좀 더 자유로운 선택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실제 관련 업종에서 일을 하기 위해 이직한 사람도 있고 어떻게든 본인이 일하고자 하는 부서에서 일을 하는 경우를 보았다. 이때 느낀 점이 있었다.
"자격증이 있으면 선택의 폭이 넓구나."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더 낫겠다."
대학교때 조금만 관심을 더 기울이고 주변 친구들 공부할 때 같이 공부를 했었으면 선택의 폭이 넓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때는 여전히 20대후반이었고 나한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부를 위해 회사를 떠났다.
3.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해서 전문가일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AICPA, USCPA시험을 통과했고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전문가는 아니잖아. 어차피 나보다 모르는게 많은거 같더구만.'
일부 맞다고 생각한다. 나도 일을 할 때, 변호사라고 하지만 나보다 모르는 변호사를 많이 봐 왔다. 이중담보에 대한 채권회수라든지 집행관련한 부분은 오히려 변호사가 나한테 물어봤었다. 그렇지만 변호사는 나보다 무조건 더 많이 알아야할까? 그리고 회사 밖에 있는 사람은 나의 말을 믿어줄까 아니면 변호사 말을 믿어줄까?
자격증을 갖고 있는 효과는 "믿을 법한 사람 또는 전문적 지식이 있는 사람"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누구는 포장이라고 폄하할 수 있지만 결국은 사람들은 그렇게 봐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봐주고 대우해주겠다는데 막을 수는 없다. 만약 다수의 사람이 그렇게 봐주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자격증'만 갖고 있다고해서 전문가로 행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 업무로 또는 다른 무언가로 증명해야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세계는 모든 일에 대해 건건마다 증명을 요구하지도 않고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AICPA, USCPA시험에 통과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련 업무에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얻을 수 있다. 회계, 재무, 감사, 세무와 관련된 업무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자격증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하는데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투자와 관련된 것은 국경을 넘나들고 목표는 오직 "돈을 벌자"이기 때문에 미국 자격증이든 한국 자격증이든 돈을 벌어 올 수 있고 투자에 대한 분석만 잘 할 수 있다면 인정 받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와 상대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 식사하는 것도 당연히 업무에 포함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한다면 당연히 그 기회는 더 많다고 생각된다.
결국, 자격증이 있다고해서 그 사람을 "전문가"라고 볼 수 는 없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이 그렇게 봐준다면 "전문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자격증"을 따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그 결과 실제 "전문가" 역량을 기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쪽 또는 회계쪽에서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미국회계사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한국기준과 미국기준에 회계적 차이는 존재한다. 재무쪽으로 들어가면 그 차이는 줄어든다. 결국 수익성이라는 목표가 정해지면 그 차이와 간극은 좁혀진다고 보면 된다. 돈을 버는 방식 즉 사업에 대한 부분은 국경을 초월해서 동일한 모델이 적용될 수 있는 것도 "수익"이라는 것은 그만큼 인간의 본질적 특성에 가까운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본질에서 멀어질 수록 나라마다 문화마다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법 중에도 헌법과 같은 것은 나라마다 담고 있는 내용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벌을 주는 형법도 나라마다 크게 상이하다. 그렇지만 돈에 관련되고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에 갈수록 나라마다 그 차이는 좁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행히 회계, 재무는 돈에 가깝기 때문에 그 간극은 법만큼은 크지 않다고 생가된다.
만약 미국에서 일할 것을 염두한다면 USCPA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이미 과거 포스팅에서 미국에서 CPA는 labor shortage가 발생하는 상황이고 그 여파는 지속적으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 인력인데 미국에서 수급이 어렵다면 미국내 제도를 고치거나 해외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미국회계사 시험에서 유예기간에 변동이 생겼다. 장기적으로 한국은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소멸국가이다. 그런데 미국은 어찌되었건 인구는 증가한다. 그 내부를 살펴보면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출생인구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라는 시장이 줄어든다면 결국 시장을 외부로 열수 밖에 없고 그 끝엔 미국이 현재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판단은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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